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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Destiny제24화. 경매장에 걸린 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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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4

제24화. 경매장에 걸린 토끼

Code Destiny · 6,842자

제24화. 경매장에 걸린 토끼

경매장 문이 열렸다.

끼이이익.

황금빛 문이었다.

문틀은 보석처럼 반짝였고, 손잡이는 푸른 수정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겉보기에는 왕궁의 입구 같았다.

하지만 안쪽에서 흘러나오는 공기는 전혀 달랐다.

차가웠다.

돈 냄새.

도장 찍힌 종이 냄새.

오래 묶여 있던 쇠사슬 냄새.

그리고 누군가 포기한 꿈이 먼지처럼 쌓인 냄새.

연이는 문 앞에서 숨을 삼켰다.

"여기...... 진짜 싫다."

모카도 귀를 눌렀다.

"소리가 너무 많아요."

"또 계약 소리?"

"네. 근데 이번엔 박수가 섞여 있어요."

"박수?"

모카의 얼굴이 굳었다.

"누가 팔릴 때마다 치는 박수요."

연이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때 치즈가 떨리는 손으로 앞장섰다.

연한 치즈색 털의 작은 토끼.

동그란 안경.

낡은 조끼.

접힌 한쪽 귀.

목에는 여전히 금속 목걸이가 걸려 있었다.

치즈는 문 안쪽을 보며 작게 말했다.

"크림은 안쪽 꿈 보관대에 있을 거예요."

연이는 그를 보았다.

"너 괜찮아?"

"아니요."

치즈는 솔직하게 말했다.

"전혀 안 괜찮아요."

"그래도 가는 거야?"

치즈는 고개를 끄덕였다.

"형이니까요."

그 말에 연이는 잠깐 조용해졌다.

네오가 낮게 말했다.

"들어가면 청토끼가 바로 반응할 거다."

"이미 반응하고 있을걸."

연이는 경매장 안쪽을 노려봤다.

"저런 놈들은 남의 불안 냄새도 계산할 타입이니까."

셋과 치즈는 경매장 안으로 들어갔다.

안쪽은 거대한 원형 홀이었다.

천장은 높았고, 중앙에는 투명한 무대가 있었다.

무대 위에는 수많은 유리병이 떠 있었다.

유리병 안에는 각기 다른 빛이 담겨 있었다.

어떤 병에는 어린아이의 웃음이 들어 있었다.

어떤 병에는 누군가의 첫 도전이 들어 있었다.

어떤 병에는 아직 쓰지 않은 노래가 들어 있었다.

어떤 병에는 다시 시작하려던 용기가 들어 있었다.

모카는 숨을 삼켰다.

"저거 전부...... 담보예요?"

치즈가 고개를 끄덕였다.

"대부분은요."

연이는 유리병들을 보며 속이 뒤틀렸다.

식신·상관의 섬에서 배운 것들이 떠올랐다.

초안도 작품이다.

첫 줄도 무대다.

꿈은 아직 쓰는 중이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그 모든 것들이 병에 담겨 있었다.

가격표를 달고.

무대 아래에는 좌석이 있었다.

금빛 좌석에는 부유해 보이는 동물들이 앉아 있었다.

여우.

백조.

고양이.

공작.

검은 장갑을 낀 까마귀 직원들이 그들 사이를 오가며 입찰판을 나눠주고 있었다.

그리고 가장 높은 자리.

푸른 벨벳 의자에 청토끼가 앉아 있었다.

그는 회중시계를 열었다.

찰칵.

"어서 오셨군요."

경매장 전체가 조용해졌다.

청토끼의 시선은 연이를 지나 치즈에게 닿았다.

"치즈 고객님."

치즈의 몸이 굳었다.

청토끼는 부드럽게 웃었다.

"무단 안내, 계약 구역 이탈, 외부인 접촉, 경매 진행 방해 의사 표현."

그가 손가락을 하나씩 접었다.

"아주 바쁜 하루를 보내셨군요."

치즈의 목걸이가 붉게 빛났다.

삐빅.

[계약 위반 감지]

치즈가 목걸이를 붙잡았다.

"아니에요. 저는 그냥......"

청토끼가 고개를 기울였다.

"그냥?"

그 목소리는 상냥했다.

하지만 그 상냥함 때문에 더 잔인했다.

"이 섬에서 '그냥'은 대개 가장 비싼 단어입니다."

목걸이에서 쇠사슬이 튀어나왔다.

철컥!

치즈의 발목에 검은 고리가 채워졌다.

"치즈!"

모카가 소리쳤다.

연이는 바로 앞으로 뛰려 했다.

그러나 네오가 앞발로 막았다.

"멈춰라."

"왜!"

"지금 뛰면 침입으로 처리된다."

"그럼 보고만 있어?"

"읽어라."

네오의 말에 연이는 이를 악물었다.

읽어라.

인성의 섬에서 배운 것.

재성의 섬에 오기 전, 루나가 보여준 명리 훈련.

본뜻과 덧말.

조건과 함정.

감정으로 태우기 전에, 먼저 읽어야 한다.

연이는 품에서 명리 노트를 꺼냈다.

세 기둥이 빛났다.

[乙亥]
[丁未]
[壬午]

연이는 목걸이에서 튀어나온 쇠사슬을 노려봤다.

"壬午."

검푸른 물빛이 연이의 눈앞에 번졌다.

경매장 바닥과 치즈의 목걸이 사이로 계약 문장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꿈 지원 대출 보증 계약]
[보증인: 치즈]
[채무 대상: 크림]
[담보: 크림의 미사용 미래]
[특약: 보증인은 경매 절차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연이는 눈을 가늘게 떴다.

"이의 제기 금지?"

청토끼가 웃었다.

"맞습니다. 치즈 고객님은 이미 동의하셨죠."

치즈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때는...... 그게 무슨 뜻인지 몰랐어요."

청토끼는 부드럽게 말했다.

"모르는 것도 동의의 한 방식입니다."

연이의 가슴 안쪽 [丁未]가 확 뜨거워졌다.

"그건 아니지."

계약서 한쪽이 타오르려 했다.

하지만 네오가 낮게 말했다.

"전체를 태우지 마라."

연이는 멈칫했다.

네오가 말했다.

"증거도 같이 탄다."

연이는 숨을 삼켰다.

맞다.

식신·상관의 섬이었다면 불로 밀어붙였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다르다.

계약을 다 태우면, 청토끼는 처음부터 계약이 없었다고 할 수도 있다.

연이는 입술을 깨물고 다시 읽었다.

壬午의 물빛이 더 깊게 흘렀다.

계약서의 작은 글자들이 더 떠올랐다.

[단, 보증인은 담보 경매품이 계약 원본과 다를 경우 확인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연이의 눈이 번쩍였다.

"찾았다."

청토끼의 미소가 아주 미세하게 굳었다.

연이는 크게 말했다.

"치즈는 이의를 제기하는 게 아니야."

청토끼가 말했다.

"그럼 무엇입니까?"

"확인 요청."

연이는 계약 문장을 가리켰다.

"담보 경매품이 원래 계약 원본과 같은지 확인할 권리. 네 계약서에 있어."

경매장 안이 술렁였다.

청토끼는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 미소를 지었다.

"훌륭합니다. 하지만 확인 요청은 채무자 본인만 가능합니다."

연이는 바로 다시 읽었다.

[확인 요청권: 채무자 또는 보증인]

연이는 청토끼를 똑바로 보았다.

"보증인도 가능하네."

청토끼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이번에는 아주 잠깐이 아니었다.

확실히.

"그 문장은 일반 계약서 문구입니다."

그가 손가락을 튕겼다.

까마귀 직원 하나가 새 계약서를 펼쳤다.

"하지만 치즈 고객님의 계약에는 별도 특약이 있습니다."

공중에 새 문장이 떠올랐다.

[특약 17조]
[보증인은 담보 경매 진행 중 발언권을 제한합니다.]

모카가 귀를 세웠다.

그는 눈을 감고 계약서 소리를 들었다.

찰칵.

철컥.

스르륵.

모카의 귀가 움찔했다.

"이상해요."

연이가 물었다.

"뭐가?"

"방금 펼친 계약서, 원래 계약서 소리가 아니에요."

청토끼의 시선이 모카에게 향했다.

모카는 움찔했지만 물러서지 않았다.

"처음 치즈 목걸이에서 들린 계약 소리는 낡고 무거웠어요. 오래된 종이 소리였어요."

그는 까마귀 직원이 든 계약서를 가리켰다.

"근데 저건 방금 찍어낸 소리예요."

경매장 안이 다시 술렁였다.

치즈가 눈을 크게 떴다.

"방금 찍어낸......?"

청토끼는 웃었다.

"인상적인 감각이군요. 하지만 감각은 증거가 아닙니다."

모카의 귀가 내려가려 했다.

그때 루나가 준 첫 울림 악보가 모카의 노트 안쪽에서 희미하게 빛났다.

모카는 숨을 들이켰다.

"감각이 아니에요."

그는 노트를 열었다.

첫 울림 악보가 아주 작게 떨렸다.

"첫 울림이에요."

연이는 모카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말해."

모카는 계약서의 소리를 따라갔다.

찰칵.

철컥.

스르륵.

그리고 아주 작게, 다른 소리가 섞여 있었다.

찍.

도장을 찍은 뒤 마르는 잉크 소리.

아직 완전히 마르지 않은 소리.

모카가 말했다.

"저 계약서, 잉크가 아직 젖어 있어요."

청토끼의 미소가 사라졌다.

경매장 안의 까마귀 직원들이 동시에 움직였다.

네오의 갈기가 금빛으로 타올랐다.

"움직이면 베겠다."

까마귀 직원들이 멈칫했다.

연이는 그 틈에 壬午의 물빛을 더 강하게 펼쳤다.

방금 펼친 계약서 아래에 숨은 문장이 떠올랐다.

[임시 출력본]
[경매장 현장 대응용]
[원본 계약과 법적 효력 동일 처리 예정]

연이의 눈이 차갑게 빛났다.

"처리 예정?"

그녀가 앞발로 문장을 가리켰다.

"아직 동일 처리 안 됐네."

청토끼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연이는 말했다.

"그럼 이건 원본이 아니야."

모카가 이어 말했다.

"소리도 원본이 아니에요."

네오가 낮게 덧붙였다.

"따라서 치즈의 확인 요청권은 살아 있다."

경매장 안이 술렁였다.

높은 좌석의 동물들이 서로를 바라봤다.

누군가는 입찰판을 내려놓았다.

청토끼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부드러웠다.

하지만 처음의 여유는 사라져 있었다.

"좋습니다."

그는 회중시계를 열었다.

찰칵.

"확인 요청을 승인합니다."

치즈의 발목을 묶고 있던 쇠사슬이 살짝 느슨해졌다.

그러나 완전히 풀리지는 않았다.

치즈는 숨을 몰아쉬었다.

연이가 말했다.

"치즈 풀어."

청토끼는 미소 지었다.

"아직입니다."

"왜?"

"확인 요청이 승인되었을 뿐, 확인 결과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는 손가락을 튕겼다.

중앙 무대 위의 유리병이 내려왔다.

병 안에는 크림색 토끼 아이가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크림의 꿈이었다.

작은 토끼가 앞치마를 두르고 빵 반죽을 치대고 있었다.

눈은 반짝였고, 입가에는 밀가루가 묻어 있었다.

너무 행복해 보였다.

치즈는 그 모습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

"크림......"

청토끼가 말했다.

"담보 확인을 시작하겠습니다."

유리병 아래에 문장이 떠올랐다.

[담보명: 크림의 미사용 미래]
[용도: 제과사 꿈]
[감정가: 상승 중]

연이는 유리병을 바라봤다.

丁未가 가슴 안쪽에서 뜨거워졌다.

만드는 꿈.

초안.

반죽.

빵을 굽고 싶은 마음.

그것이 유리병 안에 갇혀 있었다.

청토끼가 말했다.

"보시다시피 담보는 정상입니다."

연이는 눈을 가늘게 떴다.

"정상?"

"네. 훼손 없이 보관 중입니다."

그 말에 치즈가 흔들렸다.

정상.

보관.

그럴듯한 말이었다.

하지만 연이는 이제 그 단어를 그냥 믿지 않았다.

壬午의 물빛이 다시 유리병 아래로 흘렀다.

본뜻을 읽는다.

덧말을 본다.

연이는 유리병의 문장을 바라봤다.

[미사용 미래]

그 아래 작은 글자가 떠올랐다.

[사용자의 의사와 분리된 상태]

연이는 숨을 삼켰다.

"분리된 상태?"

청토끼의 눈빛이 굳었다.

연이는 계속 읽었다.

[담보 보관 중 본체의 의욕 저하 발생 가능]
[창작 충동, 식신 감각, 미래 선택 의지 감소 가능]

모카의 얼굴이 새하얘졌다.

"그럼 크림은......"

치즈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서 빵을 보고도 아무 반응을 안 한 거구나."

연이는 청토끼를 노려봤다.

"이게 정상 보관이야?"

청토끼는 차분하게 말했다.

"담보는 본체와 분리되어야 훼손되지 않습니다."

"그럼 본체가 망가지잖아!"

"본체는 계약 대상이 아닙니다."

그 말이 떨어지는 순간, 연이의 머리 위 꽃이 붉게 흔들렸다.

"와."

그녀가 낮게 말했다.

"진짜 최악이다."

이번에는 수수료 문장이 뜨지 않았다.

아마도 경매장 전체가 이미 술렁이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연이는 유리병을 가리켰다.

"확인 결과."

청토끼가 눈을 가늘게 떴다.

연이는 말했다.

"담보가 계약 원본과 다르다."

청토끼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근거는?"

연이는 壬午의 물빛으로 떠오른 문장을 가리켰다.

"계약 당시 꿈 지원 대출은 '제과사 준비 지원'이었어. 그런데 지금 경매품은 '미사용 미래' 전체야."

치즈가 숨을 삼켰다.

모카도 눈을 크게 떴다.

연이는 계속 말했다.

"준비 지원 담보와 미래 전체 담보는 달라. 네가 중간에 범위를 늘렸지."

청토끼는 말이 없었다.

네오가 낮게 말했다.

"담보 범위 초과다."

모카가 귀를 세웠다.

"그리고 유리병 소리도 이상해요. 병 안쪽에서 반죽 치대는 소리는 나는데, 바깥쪽에 잠금 소리가 네 겹이에요."

"네 겹?"

"네. 꿈, 시간, 의욕, 선택권."

모카는 치즈를 보았다.

"크림의 꿈만 잡힌 게 아니에요. 꿈을 향해 갈 마음까지 묶였어요."

치즈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그런 계약은...... 안 했어요."

연이는 청토끼를 보았다.

"들었지?"

청토끼는 천천히 손뼉을 쳤다.

짝.

짝.

짝.

"훌륭합니다."

그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하지만 이제 그 안에 차가운 분노가 있었다.

"정말 훌륭합니다. 읽고, 듣고, 해석하고, 반박하는군요."

그는 손을 내렸다.

"하지만 경매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공중에 문장이 떠올랐다.

[입찰 진행 중]
[최고 입찰자: VIP 고객]
[입찰가: 행운 70%, 시간 5년]

치즈가 비명을 삼켰다.

"안 돼......"

청토끼는 말했다.

"담보 범위에 이의가 있다면 정식 심사를 신청하십시오."

새 계약서가 나타났다.

[정식 심사 신청]
[수수료: 시간 1년]
[처리 기간: 30일]
[경매 중지 보장 없음]

연이는 이를 악물었다.

"이거 시간 끌기잖아."

청토끼는 웃었다.

"절차입니다."

경매장 무대의 유리병이 위로 떠올랐다.

[낙찰까지 30초]

치즈의 발목 쇠사슬이 다시 조여졌다.

철컥!

"치즈!"

모카가 달려가려 했지만, 네오가 먼저 움직였다.

금빛 발톱이 쇠사슬을 베었다.

쨍!

쇠사슬에 금이 갔다.

그러나 깨지지 않았다.

[계약 채권 보호 사슬]

네오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강제로는 어렵다."

연이는 유리병과 치즈의 목걸이를 번갈아 보았다.

읽어라.

듣고.

판단하고.

필요한 말만 꺼낸다.

그녀는 숨을 들이켰다.

"치즈."

치즈가 고개를 들었다.

"네?"

"너 계약서 원본 갖고 있어?"

치즈는 떨리는 손으로 조끼 안쪽을 뒤졌다.

낡고 접힌 종이 조각이 나왔다.

"일부만...... 있어요."

청토끼의 눈빛이 번뜩였다.

까마귀 직원들이 움직였다.

"회수하십시오."

네오가 그들 앞에 섰다.

"한 발 더 오면 벤다."

연이는 치즈의 종이 조각을 펼쳤다.

거의 찢어진 계약서.

하지만 한 문장이 남아 있었다.

[담보 범위: 제과 교육 지원에 사용된 직접 비용에 한정]

연이의 눈이 빛났다.

"끝났네."

청토끼가 처음으로 표정을 잃었다.

연이는 공중의 경매장을 향해 외쳤다.

"이 경매품은 계약 위반이야!"

[낙찰까지 20초]

청토끼가 바로 말했다.

"외부인의 주장은 효력이 없습니다."

연이는 치즈를 보았다.

"치즈. 네가 말해야 해."

치즈의 몸이 떨렸다.

"제가요?"

"응. 네 계약이잖아."

치즈는 목걸이를 붙잡았다.

숫자는 계속 올라가고 있었다.

눈앞에는 청토끼가 있었다.

비행선 위에서 자신을 내려다보던 존재.

동생의 꿈을 병에 넣은 존재.

자신의 모든 선택에 비용을 붙인 존재.

치즈의 입술이 떨렸다.

"저는......"

청토끼가 부드럽게 말했다.

"치즈 고객님. 신중히 말하십시오. 허위 주장 시 추가 채무가 발생합니다."

치즈의 몸이 움찔했다.

연이는 바로 말했다.

"본뜻."

치즈가 연이를 봤다.

"덧말 말고 본뜻."

모카가 조용히 말했다.

"계약서가 아니라, 네가 계약한 이유부터."

치즈의 눈이 흔들렸다.

계약한 이유.

돈 때문만은 아니었다.

크림이 빵을 만들고 싶어 했기 때문에.

동생이 식신·상관의 섬에 가고 싶어 했기 때문에.

형으로서 도와주고 싶었기 때문에.

치즈는 떨리는 손으로 계약서 조각을 들었다.

그리고 말했다.

"저는...... 크림의 미래 전체를 담보로 건 적 없습니다."

목소리는 작았다.

하지만 경매장 안에 퍼졌다.

치즈는 다시 말했다.

"저는 제 동생이 빵을 배울 수 있게 도와주고 싶었을 뿐입니다."

목걸이의 숫자가 멈칫했다.

치즈는 청토끼를 똑바로 보았다.

"제과 교육 지원 비용만 담보로 했어요. 크림의 꿈, 의욕, 선택권까지 넘긴 적 없습니다."

공중의 경매판이 흔들렸다.

[계약 원본 대조 필요]
[경매 일시 정지]
[낙찰 보류]

청토끼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치즈 고객님."

그의 목소리에서 상냥함이 조금 사라졌다.

"감히 절차를 방해하시는군요."

치즈는 떨고 있었다.

하지만 물러서지 않았다.

"절차를 방해하는 게 아니라...... 제 계약을 읽는 겁니다."

그 순간 치즈의 목걸이에서 금이 갔다.

쩍.

연이는 숨을 삼켰다.

모카가 작게 외쳤다.

"금 갔어요!"

네오의 눈빛도 빛났다.

"좋다."

청토끼의 얼굴에서 미소가 완전히 사라졌다.

경매장 안이 조용해졌다.

그러나 그 정적은 오래가지 않았다.

청토끼가 회중시계를 들어 올렸다.

찰칵.

"그렇다면."

그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치즈 고객님의 보증인 자격을 재평가하겠습니다."

공중에 새 문장이 떠올랐다.

[보증인 신용 붕괴]
[즉시 담보 전환]

치즈의 목걸이가 붉게 빛났다.

연이의 눈이 커졌다.

"뭐?"

치즈의 몸에서 작은 빛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노란빛.

푸른빛.

그리고 따뜻한 빵 냄새 같은 빛.

모카가 소리쳤다.

"치즈의 꿈도 빼가고 있어요!"

청토끼는 차갑게 말했다.

"보증인이 계약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보증인의 미래도 담보가 됩니다."

치즈가 비틀거렸다.

"안...... 돼......"

연이는 앞으로 뛰었다.

네오도 동시에 움직였다.

그러나 청토끼가 손을 들자, 금빛 장벽이 내려왔다.

[보증인 집행 절차]

연이는 장벽에 부딪혔다.

"치즈!"

치즈의 몸이 점점 흐려졌다.

목걸이의 금은 더 커졌지만, 동시에 쇠사슬은 더 깊게 박혔다.

모카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연이님...... 이거 치즈까지 병에 넣으려는 거예요."

유리병 하나가 새로 떠올랐다.

[신규 담보]
[치즈의 남은 선택권]

연이는 숨이 멎었다.

청토끼가 다시 웃었다.

이번에는 상냥하지 않았다.

"자, 고객님."

그의 눈이 차갑게 빛났다.

"동생의 꿈을 구하시겠습니까?"

유리병 두 개가 나란히 떠올랐다.

하나는 크림의 꿈.

하나는 치즈의 선택권.

"아니면 형의 미래를 구하시겠습니까?"

경매장 전체가 얼어붙었다.

청토끼는 다시 회중시계를 열었다.

찰칵.

"둘 다 구하려면."

공중에 황금빛 계약서가 펼쳐졌다.

[특별 구제 계약]
[크림의 꿈 및 치즈의 선택권 반환]
[대가: 연이의 마지막 사주 기둥]

연이의 가슴 안쪽 세 기둥이 동시에 흔들렸다.

乙亥.

丁未.

壬午.

그리고 아직 비어 있는 마지막 자리.

청토끼가 미소 지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연이는 계약서를 노려봤다.

치즈는 유리병 쪽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크림의 꿈은 경매장 중앙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모카의 손이 떨렸다.

네오의 갈기가 금빛으로 타올랐다.

재성의 섬은 웃고 있었다.

그리고 연이는 처음으로 깨달았다.

이 섬의 진짜 무서움은 돈이 아니었다.

선택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누구를 구할지.

무엇을 포기할지.

무엇을 가격으로 내놓을지.

청토끼는 부드럽게 말했다.

"자, 꽃돼지 고객님."

찰칵.

"선택의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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