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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Destiny제27화. 계약의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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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7

제27화. 계약의 우리

Code Destiny · 5,717자

제27화. 계약의 우리

붉은 계약서들이 일제히 펼쳐졌다.

경매장 하늘이 종이로 뒤덮였다.

아니, 종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무거웠다.

각 계약서마다 도장이 찍혀 있었고, 도장마다 금빛 쇠사슬이 달려 있었다.

그 쇠사슬들은 살아 있는 뱀처럼 꿈틀거리며 네오를 향해 뻗었다.

[특별 배상 계약]
[네오의 전투 행위 중지]
[크림의 꿈 경매 일시 보류]
[치즈의 선택권 병입 일시 중지]
[대가: 네오의 힘 일부 담보 제공]

연이는 계약서를 보자마자 이를 악물었다.

"또 담보야?"

청토끼는 부드럽게 웃었다.

"재성의 섬에서는 가장 가치 있는 것을 담보로 삼습니다."

그의 시선이 네오에게 향했다.

"그리고 지금 이 경매장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은 저 작은 사자의 힘이지요."

네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앞발에는 붉은 계약서 조각들이 감겨 있었다.

방금 전까지 계약서를 찢고, 사슬을 부수고, 청토끼에게 상처까지 냈던 금빛 발톱.

그 발톱 위에 이제 붉은 문장들이 깊게 박혀 있었다.

[가해자 책임 고정]
[손상 발생 확인]
[행동 제한 적용]

네오가 발을 들어 올리려 했다.

쇠사슬이 울었다.

철컥.

경매장 바닥이 같이 울렸다.

청토끼는 회중시계를 들어 올렸다.

찰칵.

"강한 분들은 늘 착각합니다."

그가 말했다.

"자신의 힘이 비용을 넘을 수 있다고 믿지요."

네오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비용으로 세상을 재는 놈들이 하는 착각도 있다."

"무엇입니까?"

"모든 것이 팔린다고 믿는 것."

그 순간 네오의 갈기가 폭발하듯 타올랐다.

금빛이 경매장을 삼켰다.

연이는 본능적으로 눈을 가렸다.

"윽!"

모카도 귀를 눌렀다.

"소리가...... 너무 커요!"

네오 뒤의 금빛 사자 윤곽이 한순간 뚜렷해졌다.

이번에는 그림자가 아니었다.

경매장 전체를 내려다보는 거대한 사자.

갈기는 별빛의 강처럼 흘렀고, 발톱은 밤하늘을 찢는 유성처럼 빛났다.

그 거대한 윤곽이 입을 벌렸다.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모두가 느꼈다.

포효.

경매장 천장의 유리병들이 한꺼번에 흔들렸다.

VIP석의 동물들이 비명을 삼켰다.

까마귀 직원들의 도장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청토끼의 회중시계조차 잠깐 멈췄다.

네오가 낮게 말했다.

"내 길에 가격을 붙이지 마라."

그가 한 발을 내디뎠다.

붉은 계약서가 찢겼다.

[행동 제한 적용]

쨍!

두 번째 걸음.

[손상 발생 확인]

쨍!

세 번째 걸음.

[가해자 책임 고정]

쨍!

네오는 붉은 계약서들을 찢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작은 몸인데도, 경매장은 그의 발밑에서 밀려나는 것 같았다.

청토끼는 처음으로 뒤로 물러났다.

한 걸음.

그가 물러나는 순간, 경매장 전체가 술렁였다.

모카가 숨을 삼켰다.

"청토끼가...... 밀리고 있어요."

연이도 똑똑히 보았다.

네오가 압도하고 있었다.

계약서가 아무리 많아도, 네오의 힘은 그 자체로 규격 밖이었다.

계산할 수 없는 것.

가격표가 붙지 않는 것.

청토끼가 아무리 계약서를 던져도, 네오는 그것을 찢고 나아갔다.

청토끼는 입가의 피를 다시 닦았다.

"멋지군요."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눈빛은 더 이상 여유롭지 않았다.

"정말 멋진 자산입니다."

네오의 눈빛이 번뜩였다.

"또 그 말을 해라."

청토끼가 웃었다.

"자산."

네오가 사라졌다.

금빛 선이 경매장을 가로질렀다.

청토끼의 앞에 쌓인 계약서 장벽이 한꺼번에 찢어졌다.

쾅!

청토끼의 몸이 뒤로 밀려났다.

푸른 정장의 소매가 찢어졌고, 금빛 조끼에 발톱 자국이 남았다.

경매장 벽에 금이 갔다.

청토끼는 바닥에 착지했지만, 처음보다 훨씬 거칠었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이번에는 웃지 않았다.

"좋습니다."

그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힘으로는 분명 저보다 위군요."

네오가 걸어왔다.

경매장에 있는 모두가 그 걸음소리를 들었다.

쿵.

쿵.

쿵.

작은 몸에서 나올 수 없는 울림.

청토끼는 회중시계를 열었다.

찰칵.

"그렇다면 시장을 바꾸겠습니다."

경매장 전체에 푸른빛이 번졌다.

바닥, 벽, 천장.

좌석.

유리병.

입찰판.

비행선.

까마귀 직원들의 도장.

모든 것이 같은 색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청토끼가 양손을 펼쳤다.

"개별 계약으로는 부족하군요."

공중에 거대한 문장이 떠올랐다.

[청토끼 금융그룹 통합 계약망]
[재성의 섬 중앙 거래 권한]
[모든 손상, 이동, 저항, 구제 행위는 거래 행위로 간주됩니다.]

연이의 얼굴이 굳었다.

"뭐야, 저거."

네오가 낮게 말했다.

"판을 바꿨다."

"무슨 뜻이야?"

"이제 경매장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행동을 계약으로 처리하겠다는 뜻이다."

모카의 귀가 바짝 섰다.

"그럼 움직이는 것도요?"

청토끼가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연이는 그를 노려봤다.

"대화를 엿듣는 것도 계약이야?"

청토끼는 웃었다.

"이곳은 제 경매장입니다."

그는 손가락을 튕겼다.

곧바로 네오의 발밑에서 계약서들이 솟아올랐다.

[고속 이동 계약]
[공간 점유 계약]
[공격 의사 표현 계약]
[위협 발생 계약]

네오가 그것들을 발톱으로 찢었다.

쨍!

쨍!

쨍!

그러나 찢어진 계약서 조각들이 사라지지 않았다.

조각들은 다시 얇은 금빛 실로 변해 네오의 발목에 감겼다.

네오가 힘으로 뜯어냈다.

그러자 새로운 계약서가 떠올랐다.

[계약 훼손 배상]

연이는 눈을 크게 떴다.

"찢으면 배상, 안 찢으면 묶이는 구조네?"

모카가 귀를 세웠다.

"박자도 바뀌었어요. 청토끼가 네오님 공격 속도에 맞춰 계약을 찍고 있어요."

찰칵.

철컥.

쨍.

찰칵.

철컥.

쨍.

네오가 움직일 때마다.

계약서가 생성되고.

사슬이 감기고.

찢으면 배상 계약이 생겼다.

네오가 느려진 것은 아니었다.

그는 여전히 빠르고 강했다.

하지만 판이 바뀌었다.

이제 그는 청토끼를 공격하는 동시에, 경매장 전체의 계약망과 싸우고 있었다.

청토끼는 뒤로 물러나지 않았다.

"힘은 좋습니다."

그가 말했다.

"하지만 힘은 흔적을 남깁니다."

계약서들이 네오의 주변에서 회전했다.

"흔적은 손상으로 계산되고, 손상은 책임이 되며, 책임은 채무가 됩니다."

네오가 금빛 발톱을 휘둘렀다.

계약서 수백 장이 한 번에 찢겼다.

쾅!

경매장 천장이 흔들렸다.

크림의 유리병이 아래로 크게 흔들렸다.

연이는 바로 움직였다.

"모카!"

"네!"

"두 번째 잠금!"

모카가 유리병 소리를 들었다.

철컥.

철컥.

철컥.

"바닥 쪽이에요! 병 밑에 있어요!"

연이는 몸을 낮췄다.

"丁未."

작은 불씨가 바닥을 타고 유리병 아래로 스며들었다.

이번에도 한 점만.

정확하게.

치익.

두 번째 자물쇠가 녹았다.

[하단 잠금 해제]

크림의 꿈이 더 선명해졌다.

병 안의 작은 토끼가 반죽을 두 손으로 꾹 눌렀다.

그 순간 아주 희미하게 빵 냄새가 퍼졌다.

치즈가 울먹였다.

"크림 냄새......"

그러나 청토끼가 바로 고개를 돌렸다.

"담보 접근."

그의 손끝에서 푸른 계약서가 날아왔다.

[담보 조작 행위]
[대체 담보 요구]

계약서가 연이를 향해 날아들었다.

네오가 그것을 막으려 했다.

그러나 청토끼가 그걸 기다리고 있었다.

[제3자 보호 개입]
[책임 연대]
[채무 임시 이전]

금빛 사슬이 네오의 몸에 더 깊게 감겼다.

네오의 갈기가 거칠게 타올랐다.

"잔재주가 많군."

청토끼는 웃었다.

"계약은 잔재주가 아니라 문명입니다."

네오가 사슬을 뜯어냈다.

그러나 그사이 푸른 계약서가 연이 바로 앞까지 도착했다.

연이는 뒤로 물러서지 않았다.

"壬午."

검푸른 물빛이 계약서를 감쌌다.

본뜻이 떠올랐다.

[담보 조작 행위는 담보 가치 훼손 시에만 성립합니다.]

연이의 눈이 빛났다.

"나는 훼손한 게 아니야."

그녀는 유리병을 가리켰다.

"원래 꿈이 본체로 돌아갈 수 있게 잠금만 푼 거지."

계약서가 흔들렸다.

연이는 더 읽었다.

[담보 보존 목적의 잠금 해제는 채무자 측 확인 요청 절차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연이가 치즈를 돌아봤다.

"치즈!"

치즈는 떨리는 몸으로 고개를 들었다.

"네!"

"확인 요청 계속한다고 말해!"

치즈는 목걸이를 붙잡은 채 외쳤다.

"확인 요청을 계속합니다!"

그 순간 푸른 계약서가 힘을 잃었다.

[담보 조작 행위 보류]

연이는 숨을 몰아쉬었다.

"좋아."

그러나 청토끼는 더 이상 놀라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미소 지었다.

"역시."

그가 말했다.

"연이 고객님은 읽을 줄 압니다. 모카 고객님은 들을 줄 알고, 치즈 고객님은 원본을 주장할 수 있군요."

그의 눈빛이 차갑게 빛났다.

"그렇다면 순서를 바꾸면 됩니다."

연이는 불길함을 느꼈다.

"순서?"

청토끼가 손가락을 튕겼다.

치즈의 목걸이가 붉게 빛났다.

[보증인 발언권 임시 동결]

치즈의 입이 막혔다.

"읍......!"

"치즈!"

모카가 뛰려 했지만, 그의 노트 위에도 문장이 떠올랐다.

[감정 증언 신뢰도 하락]

모카의 귀가 순간 멍해졌다.

"소리가...... 흐려져요."

연이의 명리 노트 위에도 문장이 새겨졌다.

[외부 해석자 권한 제한]

壬午의 물빛이 잠깐 흔들렸다.

청토끼는 조용히 말했다.

"계약은 개인을 묶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그는 회중시계를 들어 올렸다.

"역할을 묶지요."

찰칵.

연이는 숨을 삼켰다.

그는 알아챘다.

연이 일행의 역할을.

연이가 읽고.

모카가 듣고.

치즈가 원본을 주장하고.

네오가 길을 연다.

청토끼는 그 역할 하나하나에 계약을 걸고 있었다.

네오가 눈빛을 바꿨다.

"끝까지 더럽군."

청토끼는 웃었다.

"정확하다고 해주시죠."

네오의 금빛 사자 윤곽이 다시 커졌다.

사슬들이 그의 몸에 감겼다.

하지만 네오는 멈추지 않았다.

그는 한 번 더 뛰었다.

이번엔 청토끼를 향해서가 아니었다.

경매장 중앙.

계약망의 중심.

바닥에 새겨진 푸른 원.

네오의 발톱이 그 원을 향해 떨어졌다.

청토끼의 눈이 처음으로 크게 흔들렸다.

"안 됩니다."

쾅!

금빛 발톱이 푸른 원을 갈랐다.

경매장 전체가 뒤틀렸다.

수많은 계약서들이 동시에 비명을 지르는 것처럼 흔들렸다.

[통합 계약망 손상]
[통합 계약망 손상]
[통합 계약망 손상]

VIP석의 금빛 고리가 풀렸다.

몇몇 동물들이 자리에서 도망쳤다.

까마귀 직원들의 도장이 바닥에 떨어졌다.

치즈의 입을 막던 문장이 희미해졌다.

모카의 귀도 다시 조금 열렸다.

연이의 壬午가 되살아났다.

"네오!"

연이가 외쳤다.

네오는 푸른 원 위에 서 있었다.

온몸에 계약 사슬이 감겨 있었다.

하지만 그는 서 있었다.

그 뒤의 금빛 사자가 거대한 발로 계약망을 짓밟고 있었다.

청토끼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처음으로 완전히.

"그곳을 찾다니."

네오는 낮게 말했다.

"네가 제일 아끼는 곳은 장부가 아니다."

푸른 원 아래, 더 깊은 곳에서 거대한 장부가 떠올랐다.

그것은 경매장 바닥 아래에 숨겨져 있었다.

검은 표지.

금빛 모서리.

셀 수 없이 많은 이름이 적힌 장부.

[재성의 섬 중앙 채권 원장]

모카가 숨을 삼켰다.

"저게......"

연이는 직감했다.

저 장부가 핵심이다.

치즈의 빚.

크림의 꿈.

수많은 주민의 시간과 행운과 미래.

모두 저 안에 있다.

청토끼가 낮게 말했다.

"그 원장은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네오는 웃지 않았다.

"싫다면?"

청토끼가 손을 들었다.

경매장 전체의 금빛이 푸른빛으로 변했다.

비행선의 쇠사슬들이 천장에서 내려왔다.

유리병들이 흔들렸다.

바닥의 장부가 천천히 열렸다.

페이지가 넘어갔다.

사락.

사락.

사락.

그 안에서 이름들이 빛났다.

치즈.

크림.

모카.

연이.

그리고.

네오.

연이의 눈이 커졌다.

"네오 이름이......?"

네오의 몸이 굳었다.

장부 속 네오의 이름은 완전하지 않았다.

글자가 깨져 있었다.

읽히지 않는 이름.

하지만 분명히 있었다.

청토끼는 다시 미소 지었다.

이번엔 승리를 확신하는 미소였다.

"드디어 찾았습니다."

그가 말했다.

"당신에게도 기록이 있군요."

네오의 갈기가 거칠게 흔들렸다.

청토끼는 중앙 원장 위에 손을 얹었다.

"그렇다면 계약할 수 있습니다."

페이지가 찢어지듯 빛났다.

[미등록 존재 임시 등록]
[이름 불완전]
[기록 파손]
[강제 담보화 가능]

연이는 소리쳤다.

"안 돼!"

네오가 중앙 원장을 부수려 했다.

그러나 그 순간 원장에서 수백 개의 검은 사슬이 튀어나왔다.

그 사슬들은 금빛도, 푸른빛도 아니었다.

검은빛이었다.

기록의 사슬.

계약보다 오래된 무언가처럼 보였다.

사슬들이 네오의 금빛 사자 윤곽을 붙잡았다.

쾅!

네오의 몸이 처음으로 무릎을 꿇었다.

작은 몸이 바닥에 닿았다.

경매장 전체가 침묵했다.

모카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네오님이......"

연이는 심장이 얼어붙는 것을 느꼈다.

네오가 밀리고 있었다.

힘이 부족해서가 아니었다.

청토끼가 그의 힘을 이긴 것이 아니었다.

그는 네오를 계산하기 시작했다.

이름이 불완전해도.

기록이 깨져 있어도.

조금이라도 잡을 수 있는 조각을 찾아내, 계약의 사슬을 걸었다.

청토끼는 천천히 네오 앞으로 걸어갔다.

"아무리 비싼 자산도."

그의 목소리는 다시 부드러워졌다.

"등록되면 관리할 수 있습니다."

네오가 이를 드러냈다.

"입 닥쳐라."

그는 다시 일어나려 했다.

금빛 사자의 윤곽이 사슬을 물어뜯었다.

검은 사슬 몇 개가 끊어졌다.

하지만 더 많은 사슬이 원장에서 튀어나왔다.

[미등록 존재 담보화 진행률 12%]

연이의 머리 위 꽃이 거칠게 흔들렸다.

"네오!"

네오가 고개를 돌렸다.

그의 눈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강하게 타오르고 있었다.

"연이."

그의 목소리는 낮았다.

"장부를 읽어라."

"뭐?"

"나 말고."

네오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치즈와 크림의 본뜻부터."

연이는 숨을 멈췄다.

네오는 자신을 구하라고 하지 않았다.

치즈와 크림부터 읽으라고 했다.

청토끼는 웃었다.

"감동적이군요."

그는 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하지만 시간이 없습니다."

공중에 두 개의 문장이 떠올랐다.

[치즈의 선택권 병입 재개]
[크림의 꿈 경매 재개]

그리고 중앙 원장 아래에는 세 번째 문장이 떠올랐다.

[네오 담보화 진행률 18%]

연이는 몸이 굳었다.

세 개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다.

치즈.

크림.

네오.

누구부터?

무엇부터?

청토끼의 목소리가 부드럽게 울렸다.

"자, 꽃돼지 고객님."

찰칵.

회중시계가 닫혔다.

"이번엔 무엇을 읽으시겠습니까?"

연이는 숨을 들이켰다.

가슴 안쪽 세 기둥이 동시에 흔들렸다.

乙亥.

丁未.

壬午.

그리고 아직 비어 있는 마지막 자리.

경매장 전체가 계약서로 뒤덮인 가운데.

네오는 검은 사슬에 묶인 채 버티고 있었다.

치즈는 유리병 쪽으로 다시 끌려갔다.

크림의 꿈은 다시 입찰대 위로 올라갔다.

연이는 명리 노트를 펼쳤다.

손가락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엔 분명히 붙잡고 있었다.

자신의 자리.

자신의 말.

자신의 판단.

그녀는 낮게 말했다.

"셋 다."

청토끼의 미소가 멈췄다.

"무리입니다."

연이는 고개를 들었다.

"그것도 네 해석이지."

壬午의 물빛이 경매장 바닥으로 퍼졌다.

크림의 유리병.

치즈의 목걸이.

네오의 이름이 적힌 중앙 원장.

세 곳으로 물빛이 갈라졌다.

연이의 몸이 휘청였다.

너무 많았다.

너무 무거웠다.

하지만 그녀는 물러서지 않았다.

모카가 그녀 옆에 섰다.

"제가 소리 들을게요."

치즈가 쇠사슬에 묶인 채 고개를 들었다.

"제가...... 원본을 말할게요."

네오는 검은 사슬 속에서 금빛 눈을 번뜩였다.

"그리고 나는."

그가 사슬을 움켜쥐었다.

"길을 버틴다."

금빛과 푸른빛과 검은빛이 경매장 중앙에서 충돌했다.

청토끼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다음 판은 숫자만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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