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화. 별들이 숨을 죽인 순간
Code Destiny · 1,580자
제70화. 별들이 숨을 죽인 순간
연이가 눈을 뜬 건, 이상한 소리 때문이었다.
똑똑.
민지가 창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연이야, 일어나 봐. 이거 봐야 해.”
연이는 부스스한 얼굴로 창문을 열었다.
네오는 어느새 창틀 위에 앉아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왜.”
민지가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켰다.
“저것 좀 봐.”
하늘이 이상했다.
낮인데도, 순간순간 어두워지고 있었다.
마치 거대한 무언가가 태양 앞을 스쳐 지나가는 것처럼.
빛이 사그라들었다가, 다시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연이는 눈을 크게 떴다.
“……일식이야?”
“아니야.”
민지가 고개를 저었다.
“일식이면 뉴스에서 난리 났겠지. 근데 아무 데도 안 나와.”
“나만 이상한 게 아니라, 다들 이거 보고 웅성거리고 있어.”
연이의 휴대폰이 저절로 밝아졌다.
Code Destiny 앱이 화면에 떠올랐다.
연이는 숨을 삼켰다.
성반을 꺼내 펼쳤다.
그 안에 있던 다섯 개의 작은 빛이, 동시에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모카.
치즈.
크림.
루나.
네오.
전부 다 같은 순간에, 같은 흔들림을 겪고 있었다.
연이는 성반에 손을 대고 낮게 말했다.
“……다들 괜찮아?”
응답 대신, 짧은 진동만 돌아왔다.
각자의 위치에서, 같은 하늘을 보고 있다는 신호였다.
네오가 창틀에서 낮게 말했다.
“……저건 무성의 힘이 아니다.”
연이는 그를 돌아봤다.
“어떻게 알아?”
“무성의 흑천의는 찢고, 감고, 조인다.”
네오의 눈이 하늘을 향했다.
“저건 다르다. 그냥…… 존재만으로 누른다.”
연이는 숨이 막혔다.
그 말은, 자미성 안쪽에서 자신이 느꼈던 그 압박과 정확히 같았다.
“……그거, 나도 자미성 안쪽에서 느꼈어.”
“줄무늬. 실체 없는 포효.”
네오의 갈기가 곤두섰다.
“균열 너머에서 본 것과 같은 것이다.”
두 사람은 잠시 말없이 하늘을 바라봤다.
빛이 다시 한번 완전히 사그라들었다.
이번엔 몇 초간, 세상이 완전한 어둠에 잠겼다.
거리의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해가 왜 이래?”
“핸드폰이 갑자기 꺼졌어.”
“무서워, 이거 뭐야.”
민지는 연이의 팔을 붙잡았다.
“연이야, 나 진짜 무서워.”
“이거 너네 그 이상한 앱 때문이야?”
연이는 대답하지 못했다.
솔직히, 자신도 확신이 없었다.
빛이 다시 돌아왔다.
세상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밝아졌다.
하지만 공기 중에는, 뭔가 다른 것이 남아 있었다.
연이의 성반 속, 무성의 표식이 있는 자리에도 작은 신호가 떠올랐다.
평소와 다른 신호였다.
의도한 공격이 아니라, 당황에 가까운 진동.
연이는 눈을 좁혔다.
“……무성도 이거, 예상 못 한 거 아니야?”
네오는 낮게 대답했다.
“그럴 가능성이 크다.”
“무성의 흑천의도 방금, 같이 흔들렸다.”
연이는 하늘을 다시 올려다보았다.
방금 전까지 완전히 어두웠던 그 자리에, 별 하나가 유난히 흐릿하게 떠 있었다.
마치 숨을 죽이고 있는 것처럼.
“……별들이 숨을 죽인 것 같아.”
연이가 낮게 중얼거렸다.
네오는 그 말에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대신, 하늘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의 눈빛 속에, 균열 너머에서 보았던 그 줄무늬가 다시 스쳤다.
그리고 빗속에서 들었던 그 말도.
“돌아오라는 말은, 오늘로 끝나지 않는다.”
네오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가 떴다.
“……뭔가 오고 있다.”
연이는 그를 돌아봤다.
“뭐가.”
“모른다.”
네오는 솔직하게 답했다.
“하지만 무성보다 큰 무언가다.”
연이는 성반을 꽉 쥐었다.
작은 빛 다섯 개가, 여전히 불안하게 깜빡이고 있었다.
민지는 여전히 하늘을 올려다보며 팔을 떨고 있었다.
“……나 이제 이 앱 진짜 못 지우는 거 알겠어.”
연이는 씁쓸하게 웃었다.
“나도 그래.”
그녀는 다시 하늘을 바라봤다.
낮인데도, 어딘가 밤 같은 서늘함이 느껴졌다.
별들이 잠시 숨을 죽였던 그 순간.
그 짧은 어둠 속에서, 세상 전체가 무언가의 시선을 느낀 것 같았다.
연이는 낮게 다짐하듯 말했다.
“……무슨 일이 오든.”
“이번에도 우리, 같이 막을 거야.”
네오는 대답 대신, 그녀 곁에 조용히 자리를 지켰다.
하늘은 다시 평범해졌다.
하지만 그 평범함 아래, 무언가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는 감각만은 사라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