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화. 무너지는 믿음
Code Destiny · 1,282자
제75화. 무너지는 믿음
노복궁 앞, 팀이 모두 모였다.
모카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무성이 다른 누군가한테 조종당하고 있고, 루나는 미래에서 온 자에 대한 고문서를 찾았다는 거지?”
“응.”
연이가 짧게 답했다.
치즈가 안경을 고쳐 썼다.
“두 정보를 교차하면, 네오 씨가 그 ‘미래에서 온 자’일 확률이 상당히 높습니다.”
크림이 조심스레 말했다.
“근데 네오 씨는 아직 이 얘기 몰라요?”
“…응.”
연이가 고개를 숙였다.
“왜 말 안 했어?”
모카의 목소리에 처음으로 날이 섰다.
“네오도 팀이잖아. 네오한테 관련된 정보를 왜 우리끼리만 알고 있어?”
연이는 당황했다.
“그건, 아직 확실하지 않아서…….”
“확실하지 않으면 더더욱 같이 확인해야지.”
치즈도 거들었다.
“정보의 비대칭은 팀 효율을 저해합니다.”
연이는 억울했지만, 동시에 할 말이 없었다.
“그럼 나만 잘못한 거야?”
“그런 건 아닌데.”
모카가 팔짱을 꼈다.
“요즘 너, 뭔가 숨기는 게 많아진 것 같아.”
그 말에 연이의 가슴이 철렁했다.
인간 시절 잔상, 흔들렸던 마음, 그것도 아무에게 말하지 못했다.
“나도 다 말 못 하는 게 있어.”
연이의 목소리가 떨렸다.
“근데 그건 숨기고 싶어서가 아니라, 아직 정리가 안 돼서 그래.”
“그거야말로 네오랑 똑같은 거 아니야?”
모카의 말이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연이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정적이 흘렀다.
그때 루나가 조용히 끼어들었다.
“모카, 잠깐만.”
“왜.”
“연이가 말 안 한 건, 확신 없이 네오를 상처 줄까 봐 그런 거야. 나도 같이 그러자고 했어.”
“그래도 팀한테는 말했어야지.”
“말했잖아, 지금.”
루나는 담담하게 말했다.
“조금 늦었을 뿐이야.”
모카가 숨을 몰아쉬었다.
“…미안. 나도 요즘 너무 예민했나 봐.”
연이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네 말도 맞아. 나도 너무 조심스러웠어.”
치즈가 정적을 깨듯 말했다.
“그럼 지금부터라도 정보를 통합하죠. 네오 씨에게는 어떻게 전달할까요?”
연이는 잠깐 생각하다 말했다.
“직접 말할게. 근데 지금 당장은 아니야.”
“왜?”
“지금 말하면 추궁하는 것처럼 들릴 것 같아서. 나는 네오한테 캐묻고 싶은 게 아니라, 도와주고 싶은 거거든.”
모카가 그 말에 조금 누그러졌다.
“…그건 그렇네.”
크림이 조심스레 물었다.
“근데 연이 언니, 요즘 진짜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에요? 표정이 계속 안 좋아요.”
연이는 순간 망설였다.
말할까.
검은 비 속 남자, 흔들렸던 마음.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나중에 말할게. 지금은 아니야.”
크림은 더 캐묻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기다릴게요.”
모카가 팔을 풀며 말했다.
“그래, 우리 지금 서로 못 믿어서 싸우는 거 이상하잖아. 그동안 몇 번을 같이 넘었는데.”
“맞아.”
치즈가 안경을 고쳐 썼다.
“신뢰는 정보의 완전한 공개가 아니라, 서로의 침묵을 견뎌줄 수 있는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의외로 그 말이 모두를 조금 웃게 만들었다.
“치즈, 그거 되게 시적이다.”
모카가 웃었다.
치즈는 무표정하게 안경을 고쳐 썼다.
“사실을 말했을 뿐입니다.”
연이는 다시 고개를 들었다.
“고마워, 다들.”
그녀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네오에게 말할 것.
시간을 좀 더 두고, 그가 준비될 때.
그리고 자신의 흔들림도, 언젠가는 솔직하게.
지금은 아니어도.
“가자. 아직 할 일 많잖아.”
팀은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무너질 뻔했던 믿음이, 조금 더 단단해진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