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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의 운명 노벨1부 · 비겁의 섬

EP.05 · 6 / 44

같은 나의 편

같은 기운을 가진 존재가 늘 같은 편은 아니라는 것을 배운다.

한글 약 4,414자 · 읽는 시간 약 11분

거울 회랑의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해수 심연에서 겨우 젖은 몸을 말린 참이었다. 그런데 눈앞의 거울 속 연이가, 천천히 손을 들었다.

수많은 거울 조각이 그녀 뒤로 떠올랐다. 조각마다 다른 연이의 얼굴이 비쳤다.

화를 내는 연이. 포기하는 연이. 남과 비교하는 연이. 괜찮은 척 웃는 연이. 아무것도 못 하겠다는 얼굴의 연이.

그리고 그런 자기들을 지켜보다 질려버린 표정의, 또 다른 연이.

연이—와. 나 생각보다 출시 버전 많네. 업데이트 좀 정리하지 그랬어.

네오—비겁의 섬, 마지막 시험이다.

연이—시험 이름이라도 알려줘. 마음의 준비는 하고 죽자.

그 순간, 회랑 한가운데 글자가 떠올랐다.

[ 비겁의 섬 · 최종 시험 ] [ 나와 같은 얼굴을 구분하라. ] [ 비견은 편으로 삼고, 겁재는 끊어내라. ]

연이—잠깐만. 튜토리얼 없이 갑자기 난이도 왜 이래?

네오—비견은 너와 같은 기운으로, 너를 지탱한다. 겁재는 같은 기운으로, 네 것을 빼앗는다.

연이—그러니까 나랑 얼굴 똑같은데, 하나는 내 편이고 하나는 내 자리 노리는 사기꾼이라는 거지?

네오—…정확하다. 문제는, 둘 다 네 얼굴을 하고 있다는 거다.

연이—와, 이 게임 신박하다. 적이랑 아군이 같은 스킨을 써. 팀킬 방지 시스템 좀 넣지 그랬어.

연이는 거울 조각들을 훑었다. 다 자기 얼굴이었다. 다 자기 표정이었다. 목 안쪽이 바짝 말랐다. 대체 뭘 보고 구분하라는 건가.

거울 속 연이—쉽지 않을걸?

거울 속 연이가 손가락을 가볍게 튕겼다. 딱.

가장 먼저 앞으로 걸어 나온 건, 화난 얼굴의 연이였다. 팔짱을 끼고, 발끝으로 바닥을 톡톡 두드리며 노려봤다.

「넌 맨날 참다가, 엉뚱한 데서 뒤늦게 터지잖아.」

연이—야. 첫 대사를 팩폭으로 여는 건 반칙이지.

「싫으면 싫다고 그 자리에서 말하면 되는데. 꼭 괜찮은 척하다가, 집에 가서 혼자 이불 차지.」

연이—그만해. 나 방금 심연에서 물 잔뜩 먹고 나와서, 멘탈이 아직 촉촉하다고.

「그래서, 또 농담으로 덮으려고?」 연이는 입을 다물었다. 반박할 말이 목에 걸렸다.

말문이 막힌 그 틈을 타, 화난 연이의 발밑에서 검은 거울 조각이 가시처럼 자라났다.

네오—조심해라. 저건 지금, 겁재로 기울고 있다.

연이—쟨 내 편 아니었어? 방금까지 맞는 말만 했잖아.

네오—맞는 말로 너를 몰아붙여서, 네 자리를 대신 차지하려 한다. 그게 겁재다.

화난 연이가 날카롭게 웃었다. 「그러니까 내가 대신 말해줄게. 어차피 넌 못 하니까.」

그녀의 손끝에서 붉은 유리 조각이 화살처럼 날아왔다. 네오가 튀어 올라 앞을 가로막았다. 쨍!

네오—연이! 정신 차려라!

연이—알았어, 알았다고!

연이는 앞발을 땅에 단단히 디뎠다. 가슴 안쪽에서 [乙]의 기운이 미지근하게 차올랐다. 발밑에서 초록빛 덩굴이 돋았다.

하지만 화난 연이는 멈추지 않았다. 「넌 늘 늦어. 화내는 것도 늦고, 말하는 것도 늦고, 결정하는 것도 한 박자씩 늦어.」

연이는 이를 악물었다. 틀린 말이 아니라서, 더 아팠다. 명치가 뜨겁게 조여왔다.

그런데 이번만은, 돌아서서 도망치고 싶지 않았다.

연이—…맞아. 나 늦게 터질 때 많아. 부정 안 해.

화난 연이의 눈이 흔들렸다. 예상 못 한 대답이었다는 듯이.

연이—근데 네가 나 대신 터져주는 건, 싫어.

「…왜.」

연이—그건 내가 하는 말이 아니잖아. 목소리는 나오는데, 정작 내가 없잖아.

연이는 붉은 조각의 궤도로 한 걸음 파고들었다.

연이—화나는 건 안 나쁜 거야. 근데 내 입을 뺏어서 대신 소리치는 건, 그건 내 편 아니야.

붉은 유리 조각들이 허공에서 흔들리며 속도를 잃었다.

연이—너는 내 편이 될 수 있어. 대신, 내가 사라지는 방식은 사절이야.

화난 연이의 표정이 굳었다. 발밑 검은 조각이 스르르 녹아 사라졌다. 붉은 빛이, 가시를 접듯 부드러워졌다.

「그럼… 참지만 마.」 화난 연이가 작게 중얼거렸다.

연이—응. 대신 다음엔 이불 안 차게, 그 자리에서 말할게. 연습할게.

화난 연이가 붉은 빛으로 흩어졌다. 그 빛은 연이 옆에, 작은 붉은 거울 조각이 되어 조용히 붙었다.

네오—비견으로 돌아섰다. 네 편이 하나 늘었다.

연이—오. 나 방금 첫 포켓몬 잡은 거야? 몬스터볼 던진 느낌인데.

신이 나서 앞발을 파닥이는 순간, 납작한 콧구멍에서 콧김이 저 혼자 뿜어져 나왔다. 꿀. 회랑에 뽀얀 김이 한 줄기 서렸다가 흩어졌다.

네오—…그런 식으로 이해하지 마라.

네오—포켓몬이 아니다. 저것들은 도망치지도, 진화하지도 않는다.

연이—근데 그렇게 이해하니까 갑자기 할 만한데?

다음으로 걸어 나온 건, 포기하는 얼굴의 연이였다. 아니, 걸어 나온 게 아니었다. 바닥에 주저앉은 채, 그냥 고개만 들었다. 눈빛이 텅 비어 있었다.

「안 해도 돼. 어차피 또 안 될 거잖아.」

연이의 가슴이 툭, 한 뼘 내려앉았다. 그 목소리는 너무 익숙했다.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지쳐 있는 마음. 기대하면 더 아플까 봐, 미리 접어두던 밤들.

「너도 알잖아. 기대하면, 그만큼 피곤해져.」

연이—…응. 알아. 뼈저리게 알아.

「그러니까 그냥 내려놔.」 그녀 주변으로 회색 거울 조각들이 스르르 떠올랐다. 조각마다, 연이가 포기했던 순간이 비쳤다.

제출 버튼 앞에서 닫아버린 지원서. 다 써놓고 지워버린 메시지. 아무것도 아닌 척, 화면을 엎어두던 새벽의 손끝.

「기대하지 않으면, 실망도 없어.」 그 말은 이상하게 달았다. 아프지 않게 해주겠다는 약속처럼 들렸다. 연이의 발끝이 잠깐 뒤로 밀렸다.

그때, 머리 위 꽃 아래로 푸른 물결이 감돌았다. [亥]의 기운이었다. 깊은 물. 가라앉아도 끝내 사라지지 않는 마음.

연이—근데 나… 실망 안 하려고 미리 포기한 적, 진짜 많거든.

포기하는 연이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연이—그때 편하긴 했어. 딱 그 순간만.

회색 조각들이 물결처럼 흔들렸다.

연이—근데 해보고 망한 건 며칠 속상하고 끝나는데, 안 해보고 넘긴 건 몇 년을 따라오더라. 밤에 눕기만 하면 떠올라.

포기하는 연이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래도 무섭잖아.」

연이—응. 지금도 무서워. 앞발 떨려.

연이—근데 무섭다는 이유로, 네가 내 선택을 대신 접는 건 싫어. 접을 거면 내 손으로 접을래.

회색 조각들이 하나둘, 힘을 잃고 떨어졌다. 「그럼… 정말 힘들 때는 어떡해.」

연이—그땐 쉬자.

「…포기하지 말고?」

연이—응. 쉬는 거랑 포기하는 거. 그거 이제부터 구분하자, 우리.

포기하는 연이는 한참을 말없이 바라봤다. 그리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회색빛이 은빛으로 갈아입었다. 작은 은색 조각이 연이 옆으로 날아와 붙었다.

네오—두 번째 비견이다.

연이—두 번째… 이거 열 개 채우면 사은품 나오는 도장 카드 그런 거야?

연이—이거 시험 맞아? 나 지금 유료 심리상담 받는 기분인데.

네오—비겁의 섬은, 네 안에 있는 같은 기운을 정리하는 곳이다.

연이—그럼 서비스명 좀 순화해줘. 방금 거의 멘탈 헬스장 개인 PT였어. 회비도 안 냈는데.

네오—회비는 없다. 대신, 중간에 나갈 수도 없지.

그때, 거울 속 연이가 박수를 쳤다. 짝. 짝. 짝. 느릿한 세 번.

거울 속 연이—감동적이네. 눈물 나올 뻔했어.

거울 속 연이—그런데 말이야. 정말 전부, 네 편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이번엔 수십 개의 거울 조각이 한꺼번에 앞으로 쏟아졌다. 비교하는 연이. 질투하는 연이. 억지로 웃는 연이. 자기 자신을 깎아내리는 연이.

「쟤는 잘하는데 넌 왜 못 해?」 「괜찮은 척해, 분위기 망치지 말고.」 「너는 원래 운이 없잖아.」 「기대하지 마.」 「괜히 나섰다가 더 창피해질걸.」

목소리들이 사방에서 한꺼번에 쏟아졌다. 연이는 두 귀를 틀어막고 싶었다. 하지만 앞발이 뭉툭해서, 소리가 다 새어 들어왔다.

연이—아, 진짜! 이거 완전 새벽 세 시 단체 채팅방 알림이잖아!

연이—알림 끄기도 안 되고, 나가기 버튼도 없어. 이거 완전 강제 참여잖아!

거울 속 연이—당연하지. 전부 너니까.

목소리들이 부풀며 커졌다. 「비교해.」 「숨겨.」 「포기해.」 「그냥 웃어넘겨.」 「네 자리 같은 건, 처음부터 없었어.」

연이의 머리 위 꽃이 위태롭게 흔들렸다. [乙]의 초록빛이 흐려졌다. [亥]의 물결마저 검게 일렁였다.

네오가 앞을 막아서며 조각들을 베어냈다. 쨍, 쨍, 쨍. 하지만 조각은 잘라내는 속도보다 빠르게 불어났다.

네오—연이! 하나씩 상대하지 마라! 그러다 파묻힌다!

연이—그럼 어떡하라고! 다 내 얼굴이라 어디부터 손대야 할지 모르겠어!

네오—기준을 세워라!

연이—기준? 무슨 기준!

네오—너를 지키는 목소리와, 너를 빼앗는 목소리. 그 하나로 갈라라!

연이는 숨을 삼켰다. 지키는 목소리와, 빼앗는 목소리. 그 두 마디가 머릿속에서 자물쇠처럼 맞물렸다.

그 순간, 똑같아 보이던 거울 조각들이 조금씩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화난 연이는 사실, 말 좀 하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포기하는 연이는 사실, 좀 쉬어도 된다고 속삭이고 있었다.

하지만 비교하는 연이는, 연이를 자꾸만 작게 오려냈다. 억지로 웃는 연이는, 연이를 그 자리에서 지워버렸다. 자기비하하는 연이는, 연이의 의자를 슬그머니 비워놓았다.

연이는 앞발을 땅에 콱 디뎠다.

연이—오케이. 정리 들어간다.

머리 위 꽃이 다시 초록으로 밝아졌다.

연이—너희 중에 나를 지키려는 애들은, 이쪽으로 붙어.

초록빛 덩굴이 연이의 오른쪽으로 길을 냈다. 붉은 조각과 은색 조각이 그 길가에 나란히 자리를 잡았다.

연이—그리고 나를 자꾸 깎아먹는 애들은.

연이는 거울 속 연이를 정면으로 봤다.

연이—거기, 그대로 있어.

거울 속 연이—흐응. 네가 그걸 구분할 수 있을 것 같아?

연이—방금 대충 감 잡았어. 정답률 보장은 못 하지만.

거울 속 연이—틀리면?

연이—틀리면 또 배우겠지. 나 원래 재수강 전문이야.

연이—나 완벽하게 고르는 사람 아니야. 근데 이제, 아무 목소리나 내 목소리라고 착각하진 않아.

그 말과 함께, [乙亥]의 빛이 연이 앞에 떠올랐다. 초록빛 새싹이 깊은 물 위에 뿌리를 내렸다. 물은 어둡지만 맑았고, 새싹은 작지만 단단했다.

연이는 그 빛을 향해 앞발을 뻗었다.

거울 속 연이—안 돼!

거울 속 연이가 손을 휘두르자, 비교하는 연이·억지로 웃는 연이·자기비하하는 연이의 조각들이 한 덩어리로 뭉쳤다. 검은 유리로 된 거대한 손이 태어났다. 그 손이 [乙亥]를 통째로 움켜쥐려 했다.

네오—연이!

연이—알아, 봤어!

연이—새싹아, 버텨줘! 딱 삼 초만!

네오—…그 이름으로 확정할 셈인가.

연이—작명은 나중에! 지금은 급하다고!

초록빛 덩굴이 폭발하듯 뻗어 나갔다. 덩굴은 검은 유리 손을 칭칭 휘감았다. 하지만 손은 너무 컸다. 덩굴이 팽팽하게 당겨지며 끊어질 듯 삐걱였다.

연이의 몸이 뒤로 쭉 밀렸다. 앞발이 바닥을 긁었다.

연이—으아, 힘 차이 실화냐! 밸런스 패치 좀 해!

거울 속 연이—봐. 결국 넌 약해. 늘 그랬어.

연이—약한 거랑 지는 건, 완전 다른 얘기거든?

그 순간 [亥]의 물이 움직였다. 깊은 물이 덩굴 밑동으로 흘러들어, 뿌리를 아래에서 받쳤다. 덩굴이 굵어지고, 초록빛에 푸른빛이 스몄다.

네오—乙亥가 연결됐다! 지금이다, 연이!

연이는 뻗은 앞발을 힘껏 내리쳤다.

연이—내 자리에서, 나가!

덩굴이 검은 유리 손을 옥죄었다. 쨍. 손등에 실금이 갔다. 거울 속 연이의 얼굴이 처음으로 굳었다.

연이—내가 흔들리는 거, 맞아! 인정해!

쨍. 금이 거미줄처럼 번졌다.

연이—근데 내가 흔들린다고, 네가 나 대신 살아주는 건 아니잖아!

쨍그랑! 검은 유리 손이 산산이 부서졌다. 비교하는 연이, 억지로 웃는 연이, 자기비하하는 연이의 거울이 함께 깨졌다. 조각들은 검은 먼지가 되어 흩어졌다.

남은 것은 몇 조각뿐이었다. 화난 연이의 붉은 조각. 쉬어도 된다고 말하던 은색 조각. 그리고 방금 새로 태어난, 작은 푸른 조각.

네오—…잘했다. 진심이다.

연이—나 방금, 진짜 잘한 거 맞지? 확인 사살 좀 해줘.

네오—그래. 잘했다.

연이—오케이. 이 순간 저장 좀. 이런 각, 인생에서 자주 안 나와.

감격에 겨워 앞발을 번쩍 치켜든 순간, 짧은 뒷다리가 균형을 놓치는 바람에 옆으로 폭 고꾸라졌다. 폼은 딱 세 문장, 딱 거기까지였다.

네오가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그때, 회랑 한가운데 다시 문장이 떠올랐다.

[ 비견 분류 완료 ] [ 겁재 정화 진행 중 ] [ 乙亥 일주 회수율 87% ]

연이—잠깐만. 왜 100%가 아니야? 나 방금 클리어했잖아!

거울 속 연이가 천천히 웃었다. 그녀는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깨진 거울 조각 위에 태연히 서서, 연이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거울 속 연이—당연하지.

거울 속 연이—마지막 겁재는, 나니까.

연이의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거울 속 연이의 몸 뒤로, 검은 거울 날개가 활짝 펼쳐졌다. 그 깃털 하나하나에 얼굴이 비쳤다.

연이가 부러워했던 얼굴. 연이가 몰래 비교했던 사람들. 연이가 되고 싶었던 모습들. 그리고, 연이가 세상에서 가장 싫어했던 자기 얼굴들.

거울 속 연이—네가 나를 이기려면, 나를 부수는 게 아니라.

그녀는 자기 가슴 한복판을 손끝으로 가리켰다.

거울 속 연이—나를, 네 안으로 도로 데려가야 해.

연이—…뭐? 그게 무슨 소리야.

거울 속 연이—나는 네가 버린 네 모습이니까. 나를 부숴 없애면, 네 일부도 같이 사라져.

연이는 반박할 말을 찾다가, 결국 잃었다. 옆을 보니 네오의 표정도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네오—연이.

연이—…응.

네오—이게 진짜, 마지막 시험이다.

연이는 거울 속 자신을 마주 봤다. 인간의 얼굴. 흠 하나 없어 보이는 표정. 그리고 그 미소 안쪽에 웅크린, 빼앗는 힘. 겁재.

연이—오케이. 요약하면… 이번 판이 최종 보스전이네.

거울 속 연이—맞아. 이제야 눈치챘네.

섬 전체가 다시 크게 흔들렸다. 회랑 위로 마지막 문장이 떠올랐다.

[ 최종 겁재전 ] [ 거울 속의 나를 회수하라. ]

연이—회수라니. 말은 참 쉽게 한다.

네오—네가 도망치면, 저것이 네 자리를 통째로 빼앗는다.

연이—그럼 걍 싸워서 부수면?

네오—부수기만 하면, 너도 너의 일부를 잃는다.

연이—그럼 대체 정답이 뭔데. 힌트 좀.

네오—…네 것으로 만들어라. 밀어내지 말고, 껴안아라.

연이는 거울 속 자신을 오래 바라봤다. 거울 속 연이도 똑같이 마주 봤다. 하나는 인간, 하나는 꽃돼지. 얼굴은 딴판인데, 눈빛만은 처음보다 조금 닮아 있었다.

연이—진짜, 어렵게도 산다. 나라는 인간.

거울 속 연이—…그러게 말이야.

이번 대답에는 비웃음이 없었다. 아주 잠깐. 정말 눈 깜짝할 사이. 같은 사람이 같은 피로를 나눠 지는, 그런 얼굴이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거울 속 연이가 검은 날개를 활짝 펼치며 연이를 향해 달려들었다.

[ 비겁의 섬 최종전 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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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집필 안내

『연이의 운명 노벨』은 Code Destiny가 직접 쓰고 그린 창작 소설입니다. 등장하는 인물과 사건은 모두 지어낸 것이며, 실재하는 인물·단체와 관계가 없습니다.

이야기의 무대는 사주 명리학의 십성, 자미두수의 열두 궁, 숙요 27수라는 실제 전통 체계에서 가져왔습니다. 다만 그 설정을 서사에 맞게 각색했으므로, 작품 속 묘사를 그대로 점술 지식으로 받아들이지는 말아 주세요. 각 체계의 실제 해석 규칙은 별도의 기능 가이드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본문은 게시 전 편집자가 문장과 흐름을 다듬습니다. 오탈자나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을 발견하면 문의로 알려 주시면 확인 후 고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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